캐나다자동차협회(Canadian Automobile Association, CAA)가 캐나다의 겨울은 너무 추워 전기차를 몰 수 없다는 몇몇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목적으로, 겨울철 전기차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대상에는 한국 브랜드 차량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관심을 끌었다.
기온이 극한으로 오르거나 떨어졌을 때 전기차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겨울 역시 살갗을 에는 추위 때문에 전기차 시동이 안 걸리지는 않을지 불안해하는 운전자가 꽤 있다. 게다가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겨울을 겪는 나라로 유명하다. 캐나다 중북부 및 내륙 지역은 한국의 겨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며, 영하 30도 이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 주민은 전기차를 무용지물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에 CAA는 이러한 인식이 잘못되었음을 알리고, 전기차 사용을 늘리기 위해 혹한기 전기차 주행 테스트를 실시했다. 해당 테스트는 캐나다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약 65%를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오타와(Ottawa)에서 몽트랑블랑(Mont-Tremblant)까지 약 151km를 주행하며 전기차의 성능을 분석했다. 주요 분석 사항은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으로, 배터리가 방전될 때까지 차량을 주행해 실측 주행거리를 확인하고, DC 급속 충전기로 15분간 충전 후, 추가된 주행거리를 측정하였다. 테스트 당시 주행 구간의 기온은 영하 7도에서 15도였으며, 총 14대의 모델의 성능을 체크하였다.
혹한기 성능 유지 전기차 1위는?
테스트 결과, 대부분의 전기차가 공식 수치보다 14~39% 정도 주행거리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중 성능 유지력이 뛰어났던 차량은 쉐보레 실버라도 EV와 폴스타 2였다. 두 모델 모두 공식 주행거리보다 테스트 성능이 14% 떨어져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나머지 차량은 모두 20% 이상으로 성능이 감소했다.
그다음으로는 주행 성능이 20% 줄어든 기아 EV9과 폭스바겐 ID.4가 공동 2위를 차지했으며, 혼다 프롤로그(-24%)가 뒤를 이었다. 나머지 차량은 주행 성능이 30% 이상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 순위별로 살펴보면, 공동 3위 기아 니로 EV, 테슬라 모델 3(-30%), 4위 포드 머스탱 마하-E(-31%), 5위 쉐보레 이쿼녹스 EV(-34%), 6위 포드 F-150 라이트닝(-35%), 7위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36%), 8위 도요타 bZ4X(-37%), 9위 볼보 XC40 리차지(-39%) 순이다. 현대자동차 EV6는 충전 성능 테스트만 진행하여 순위에서 제외되었다.
급속 충전 능력은 평균적으로 15분 충전 시 약 100km 주행이 가능했다. 가장 긴 주행거리를 확보한 모델은 테슬라 모델 3로 15분 만에205km가 추가되었다. 그다음으로 쉐보레 실버라도 EV는 199km를 확보하며, 영하의 추위에도 주행 성능과 충전 능력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외 순위는 3위 쉐보레 이쿼녹스 EV(131km), 4위 폴스타 2, 5위 폭스바겐 ID.4, 6위 포드 F-150 라이트닝, 7위 기아 EV9, 8위 볼보 XC40 리차지, 9위 포드 머스탱 마하-E, 10위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11위 기아 EV6, 12위 기아 니로 EV, 13위 도요타 bZ4X 순이다.
해당 테스트를 통해 CAA는 캐나다 혹한기에는 추가적인 관리가 필요하겠지만, 전기차를 못 쓸 정도로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단, 테스트 결과에서 한국 브랜드 차량이 대부분 하위에 위치한 것으로 보아, 혹한기 성능 유지 부문에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