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출시 앞둔 ‘이 브랜드’, 싸구려 이미지 벗고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드디어 한국에서의 공식 출시 일정이 2025년 1월 15일로 확정되었다. 공식 출시가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과연 BYD의 명성이 한국에서도 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BYD의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해 첫 출시 모델, 가격 등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꽤 많다. 그러나 그보다 더 많은 이가 궁금해하는 부분은 ‘과연 중국 브랜드가 한국에서도 먹힐 것인가?’일 것이다.

BYD의 전기차 글로벌 판매량 1위를 차지할 만큼 시장 경쟁력이 높은 브랜드다. 2024년 1분기 기준 전기차 판매량은 58만 4,714대를 기록했는데, 2위를 차지한 테슬라와의 판매량 차이가 거의 20만 대에 달한다. BYD는 중국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요인은 높은 가격 경쟁력과 고급 모델을 포함한 다양한 라인업 출시, 글로벌 시장 확대, 하이브리드∙전기차의 인기 등이 있다.

좋은 성적, 그만큼 거센 견제

BYD는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수직 통합 생산 체계를 가진 기업으로, 가격 경쟁력이 타 회사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으나, 동시에 많은 견제를 받게 되었다. 유럽 연합은 지난 10월, 중국 전기차에 최대 45.3%의 추가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고, 캐나다는 10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중국 제품 전부에 관세율을 60%로 올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외 정부가 이렇듯 중국 자동차에 어마어마한 관세를 부과하는 이유를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탈리아 피아트, 미국 크라이슬러와 지프, 프랑스 푸조 등을 보유한 스텔란티스와 독일 폭스바겐 등 현재 많은 유럽 자동차 기업이 실적 부진으로 공장을 폐쇄하거나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면, 2024년 상반기 유럽 전기차 시장의 중국산 점유율은 18.2%를 차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약 5% 상승했다고 한다. 따라서 유럽 자동차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는 중국 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있다고 해석되는 것이다. 이러한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도 BYD는 현지 공장 설립 등으로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이 기업의 다음 타깃이 한국과 일본이다.

BYD의 다음 타깃, 동아시아

BYD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대륙을 거친 후에야 한국과 일본에 진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일본에서 찾을 수 있다.

BYD는 한국보다 일본에서 먼저 주요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했지만,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24년 1~9월 일본 내 BYD 차량 판매량은 총1,742대로, 당초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 일본 자동차 시장은 자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높다는 점에서 한국 자동차 시장과 유사한 면이 있는 데다가, 두 나라 모두 중국산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좋지 못하다.

한국 자동차 시장은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미 현대자동차, 기아 등 국내 기업이 높은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닛산, 인피니티, 스바루, 닷지, 크라이슬러 등이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철수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에 선입견까지 가지고 있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최근 몇 년간 한국인의 자동차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면, SUV와 전기차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으며, 현대∙기아의 시장 점유율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소득 수준이 향상하며 벤츠, BMW 등 수입차 브랜드를 소비하는 사람도 늘었다.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의 선택으로 중고차 및 리스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였다.

즉, 한국인의 자동차 선택 기준은 가성비 외에도 실용성, 스마트 기능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내∙외관 디자인, 하차감 그리고 친환경성 등으로 매우 복합적이다.

BYD가 한국에서 첫 번째로 출시한다고 알려진 모델은 콤팩트 전기 SUV 차량, 아토3(Atto 3)다. 유럽의 자동차 안전 평가 프로그램에서 안정성 최고 등급을 받은 모델로, WLTP 기준 최대 485km 주행이 가능하며, 240HP의 마력과 최대 310Nm의 토크를 발휘한다.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이 바로 가격인데, BYD코리아 측은 “여러 사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판매가를 3,500~4,000만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예상대로 이 가격대로 출시된다면 BYD의 한국 시장 데뷔는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아토3에 탑재된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140Wh/kg이므로, 환경부 보조금이 많이 삭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2025년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니, 더욱 줄어들 것이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아토3가 3,000만 원 중반대로 시장에 나온다면 파라시스 배터리 등으로 더해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 있는 한국 소비자에겐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며 “최소 2,000만 원대 이하로 내려가야 어느 정도 팔릴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아토3의 판매가를 2,000만 원대로 출시한 나라는 자국인 중국이 유일하며, 그 외 유럽, 일본, 호주 등에서는 4,000만 원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BYD가 어떤 선택을 할지 또 BYD의 등장에 한국 소비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