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독보적인 행진으로 자동차 산업에 긴장감이 가중되는 가운데, 미국 시장은 이와 달리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적 행보에 한국 기업을 포함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가 대책 마련에 바쁜 와중, 미국 시장은 신차 판매량이 크게 늘며 활기가 돌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26만 4,345대로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하였고, 기아는 20만 993대를 판매하며 0.1%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두 기업 모두 미국 시장에서는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두 기업의 미국 시장의 1월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는 5만 4,503대로 전년 동월에 비해 15%가 증가했으며, 기아는 5만 7,007대가 팔리며 지난해 1월 판매량보다 12%가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합산 11만 1,510대를 판매하며, 월간 판매량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러한 기록에는 특히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판매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현대자동차는 전년 동기 대비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이 74% 증가했으며, 전기차 판매량은 15% 늘었다. 인기 모델은 싼타페 하이브리드(160% ↑), 투싼 하이브리드(89% ↑), 아이오닉 5(54% ↑), 아이오닉 6(15% ↑) 등이다. 기아는 K4(29% ↑), EV6(27% ↑) 등의 판매가 두드러졌다.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전기차 판매가 급증한 이유는 역시 트럼프 정부의 IRA(Inflation Reduction Act)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 무산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전 정부가 추진했던 인플레이션 감축법 내 친환경차 세액 공제는 몇 가지 자격을 충족하면 최대 7,500달러를 감면받을 수 있는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첫날부터 이에 대해 언급하며 해당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세액 공제가 사라지기 전에 친환경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며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기아 외에도 포드의 머스탱 마하-E, 혼다 프롤로그 등도 전년 동월 대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였다. 올해 상반기는 하이브리드∙전기차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활력 도는 미국 시장, 내수 시장은 먹구름
작년에 이어 미국 신차 판매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나, 한국 내수 시장은 반대로 생기를 잃은 모습이다. 현대자동차의 1월 판매량은 4만 6,054대로 전년 동월 대비 7.5%가 하락했으며, 기아는 3만 8,403대가 팔렸으나 판매량이 작년 1월에 비해 13.9%나 떨어졌다. 그 외 GM(3만 1,618대), KG모빌리티(7,980대), 르노코리아(3,817대) 모두 상대적으로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위 5개사의 전체 판매량은 59만 3,385대로 전년 동월 대비 3.9%가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관계자 모두 국내 판매량 하락에 대해 설 연휴에 따른 근무 일수 감소가 원인이라고 말했으나, 그 외에도 고물가와 고금리, 높은 가계부채 등으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도 판매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