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럽 제조사 위기 틈타 독일 공장 노린다?!

폭스바겐이 경영난으로 독일 내 공장을 폐쇄하기로 하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인수 입장을 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1월 16일 영국의 로이터 통신은 BYD, 립모터(Leap Motor), 체리자동차(Chery Automobile) 등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폐쇄 예정인 폭스바겐 독일 공장을 눈독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공장을 팔 정도로 어려운가?

폭스바겐은 2024년 수익 감소 경고를 여러 번 발표할 정도로 실적이 부진했다. 특히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량은 전년 대비 3.4% 감소한 74만 4,800대를 기록했다. 북미, 남미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으나,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는 실적이 부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에서는 판매량이 약 10%가 감소했다는 점이다. 중국 시장은 자동차 제조사가 주요 시장 중 하나로, 폭스바겐 또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시장이었으나,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등장으로 경쟁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그 외에도 에너지, 자재,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인한 운영 비용 상승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의 CEO 토마스 셰퍼는 지난 11월 한 인터뷰에서 경영난을 해결하기 위해 과잉 생산과 비용 절약이 필요하며, 불가피하게 구조조정과 공장 폐쇄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일 내 폭스바겐 공장이 타지역에 비해 노동 비용이 두 배나 들어가며, 추가로 40억 유로의 비용 절감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독일 내 공장 폐쇄에 대한 소문이 돌자 노동자의 강한 반발로, 노사 협상에 들어갔다. 노사는 공장 폐쇄 대신 독일 내 3만 5,000개의 일자리 감축에 합의하고, 2030년까지 고용 안정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

공장 매각은 과연 사실일까?

그러나 노사가 공장 폐쇄를 합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언론에 폭스바겐이 단계적 공장 폐쇄에 들어가며,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이를 인수하려 한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이슈 대상은 드레스덴(Dresden) 과 오스나브뤼크(Osnabrück) 공장으로, 기타 폭스바겐 공장에 비해 규모가 작아, 지난 9월 폐쇄 목록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 이슈의 신빙성이 높은 이유는 폭스바겐이 두 공장을 자율주행 센터 등으로 전환하거나 단계적으로 폐쇄 혹은 매각을 추진하고 늦어도2027년까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드레스덴 공장은 2025년, 오스나브뤼크 공장은 2027년에 문을 닫을 예정이며, 이에 대한 중국 업체의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중국 업체가 매각에 성공할 가능성은?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해당 공장 인수에 주목하는 이유는 역시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 정책이 원인으로 보인다. EU는 지난 10월 30일 중국산 수입 전기차에 17.8~45.3%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중국산 차량은 17.8%, BYD는 27%, 지리자동차(GEELY AUTO)는 28.8%, 상하이자동차(SAIC Motor)는 45.3%의 관세율이 적용되었다.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지난 11월부터 유럽 시장 내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소폭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이 독일에 ‘개방적 태도와 공정한 경쟁’을 강조하며, 현지 내 공장 신설과 매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 정부가 중국의 투자를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중국산 관세 부과 결정 당시, 독일 당국과 주요 정당들은 이를 반대하며 중국 자동차·부품 기업의 유럽 투자를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독일 산업의 자주권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인수 주체의 소유권 즉, 민간 기업인지 국영 기업인지에 따라 정부의 판단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폭스바겐도 공식적으로는 매각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용지를 계속 이용할 방안을 강구 중이며, 회사와 직원들의 이익을 고려하여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목표.”라며 “(중국 기업의) 인수 제안에 대한 추측은 자제해 달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공장 매각은 아직 확실하지 않으나, 중국 전기차 업체가 유럽 시장 내 점유율 확대와 고율 관세 대안으로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는 만큼, 폭스바겐이 독일 내 공장 매각을 결정한다면 중국 업체가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은 명백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