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테슬라 측이 HW3.0(Hardware 3.0)으로는 완전 자율주행(Full Self-Driving, FSD)이 안정적이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일론 머스크가 FSD를 위해서는 HW3.0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HW3.0은 테슬라가 FSD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차량에 탑재하고 있는 자율주행 전용 고성능 컴퓨터를 이른다. 차량의 센서 및 카메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2014년에 HW1.0을 모델 S와 모델 X에 탑재하기 시작했고, 이후 2019년에 HW3.0, 2023년에 HW4.0을 출시했다.
HW3.0은 테슬라가 자체 설계한 자율주행 칩으로, 차량에 장착된 8개 카메라와 12개 센서, 1개 레이더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출시 후 모든 차량에 탑재되었다. HW3.0은 이전 모델인 HW2.5에 비해 성능이 대폭 상승했고,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술, Over-The-Air)를 통해 자율주행 기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드웨어 자체의 한계로 인해 FSD 기능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이에 대해 인정했지만, 얼마 전 테슬라 실적 발표회에서 테슬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팀 이사 아쇼크 엘루스와미가 최대한 HW3.0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전 일론 머스크가 이에 대해 FSD를 위해서는 HW3.0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고 정정했다.
호언장담의 대가가 어마어마할 듯
HW3.0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말은 꽤 무거운 발언이다. HW3.0을 HW4.0으로 교체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애초에 HW3.0 차량에 HW4.0을 탑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개조도 불가능하다. 크기 차이뿐만 아니라 필요한 냉각 시스템의 크기, 내부 공간, 연결 부품 등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HW3.0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가 HW4.0과 호환되지 않아 카메라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 따라서HW3.0을 교체하려면 이에 맞는 FSD 전용 컴퓨터를 따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개발 비용과 HW3.0이 탑재된 수백만 대 차량의 컴퓨터 교체 비용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테슬라 측은 HW3.0의 교체 작업을 무상으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최대 1만 5,000달러의 FSD 옵션을 선택한 고객에 한정된다. 이에 대해 많은 고객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차량 구매 시 FSD 옵션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테슬라 측은 애초에 2016년부터 “모든 차량이 완전 자율주행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다.”라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HW2.5 탑재 차량 구매자가 FSD 옵션 구매자에게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테슬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사례도 있다.
만약 해당 사례를 근거로 FSD 옵션을 선택하지 않은 차량 구매자들이 HW3.0의 교체를 요구한다면, 테슬라는 2019년 이후 출시된 전 차량의 교체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내년’을 반복하는 일론 머스크?
HW3.0 교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만 발표했을 뿐, 테슬라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얼마나 비용이 얼마나 들어갈지 예상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론 머스크는 올해도 ‘전설적인 해가 될 내년’을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는 올해 5개월 내 로보택시 운행을 시작해, 2026년에는 미국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며, FSD 역시 내년이면 실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테슬라가 발표한 ‘2025년까지 세상을 바꿀 6가지 요소’는 완전 전기 대형 트럭 ‘테슬라 세미’, 보급형 전기차, 로드스터 후속 모델 출시, FSD 기술 완성, 로보택시, 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 등이다. 그러나 이 중 올해 개발 및 출시 가능성이 높은 것은 테슬라 세미와 보급형 전기차 정도이며, 내년에 실현될지도 불확실하다.
테슬라의 프로젝트가 완성된다면 가히 혁신이라 부를 만한 변화가 찾아오겠지만, 문제는 일론 머스크가 “내년”을 외친 지 벌써 8년이 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