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FX의 탄생 – 35주년 기념, 초창기 디자인 스토리
인피니티(INFINITI)가 창립 35주년을 맞아 FX 모델에 대한 잘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FX는 SUV와 스포츠 쿠페의 결합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며 ‘쿠페 크로스오버 세그먼트’를 창출한 대표적인 모델이다. 기존의 SUV와 달리 고급스러움과 다이내믹을 함께 담아낸 디자인을 지향했다.
20여 년 전, 2003년 초 북미 시장에 출시된 FX는 공격적인 스타일, 인상적인 성능과 핸들링, 그리고 럭셔리한 승차감을 하나의 패키지로 선보인 차량이었다. 당시의 자동차 시장의 주목을 받았음은 물론, 인피니티의 디자인 철학과 탁월한 기술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자리잡았다.
특히, ‘SUV’와 ‘스포츠 쿠페’라는 서로 다른 특성을 조화롭게 결합함으로써, FX는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SUV의 견고함과 스포츠 쿠페의 날렵한 성능을 동시에 갖추어, 실용성과 스포티함을 모두 추구하는 모델이었다.
‘쿨 퓨전’의 탄생
FX의 디자인을 이끈 고무로 히데오(小室英男)는 ‘쿨 퓨전’이라는 개념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다고 회고한다. 그는 SUV의 단단한 하부 구조에 스포츠 쿠페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상부 구조를 결합하고자 했다.
‘쿨 퓨전’이라는 디자인 접근 방식은 자동차의 기능성과 감성 요소를 균형 있게 녹여냈으며, FX의 독창적인 모습으로 탄생시켰다.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공기역학적 요소까지 고려했다. 전면부는 스포츠카와 같은 낮고 공격적인 라인을 표현하고자 했고, 이를 통해 단순히 SUV로 인식되던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고무로 히데오의 디자인 철학은 미적 아름다움을 넘어, 차량의 역동성과 실용성을 통합하는 데 있었다. 이에 따라 FX의 공격적인 전면부, 세련된 옆모습, 그리고 강렬한 후면부는 모두 하나의 조화로운 형태로 통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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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활에서 영감을 받은 창의적 윈도우 라인
고무로는 FX의 창문 라인을 ‘다이내믹 아치(Dynamic Arch)’라고 명명했다. 일본 전통 활(弓)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형태를 가지고 있어, 멈춰있는 상태에서도 마치 움직이는 듯한 역동성을 발산한다고 설명한다. 다이내믹 아치는 FX의 시그니처 디자인 요소 중 하나다. 차량에 독특한 실루엣을 부여하면서도 속도감과 강렬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고무로는 일본 전통의 미학과 현대적 자동차 디자인의 융합을 목표로 했다. FX의 측면 디자인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머무르지 않고, 차량의 안정성 및 강인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지붕 라인
FX의 상부와 지붕 디자인에도 예기치 못한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고무로는 “아름다운 와이어 프레임 파빌리온(Wireframe Pavilion)을 보았을 때, 공간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을 제공하는 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FX의 지붕 라인에는 와이어 프레임 파빌리온의 구조적 아름다움이 반영돼, 고급스러우면서도 강한 존재감을 자아낸다. 이 독특한 지붕 라인은 단순히 형태적 미를 넘어서, 차량의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여 드라이빙 성능을 더욱 향상시키는 기능적 역할도 담당한다.
또한, 고무로는 일본의 저명한 디자이너 쿠라마타 시로(倉俣史朗)의 작품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단순함 위에 하나의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전혀 다른 가치와 놀라움을 창출하는 그의 작품성을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전통의상 기모노에서 착안한 디테일
FX의 후면 해치 디자인은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着物)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후면 창문의 하단 유리의 곡선은 기모노를 착용할 때 보이는 목 라인의 형태에서 착안한 것으로, 이는 디자인적 포인트를 제공함과 동시에 후방 시야각을 넓히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다.
이 곡선은 단순한 장식으로서의 요소를 넘어, 기능적 이점까지 제공한다. 또한, 차량의 후방 시야를 개선함으로써 운전자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기모노의 세련된 디테일은 FX의 전체적인 미니멀리즘 디자인에 녹아들어, 동양의 정교함과 기능적 디자인의 완벽한 균형을 보여준다.
미래를 향한 인피니티의 비전
인피니티는 앞으로도 초기 제품군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그 마지막은 아마 G 쿠페 개발 이야기로 마무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피니티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통해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브랜드 초창기 디자인에서 어떤 비전을 담아내고자 했는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또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브랜드의 혁신적 접근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풍부한 단서와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이는 앞으로 신모델을 개발할 때 필요한 영감의 원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FX의 디자인과 개발 과정에 담긴 접근 방식은 인피니티가 이후 모델에서도 계속해서 반영하고자 하는 중요한 원칙이기도 하다. 브랜드는 고객에게 단순히 상품만이 아닌, 감성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인피니티의 입장이다. 인피티니는 향후 자동차 산업에서의 독창성과 혁신을 키워드로 추구해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