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초기 예약자 한정 모델이자, 사이버트럭의 최상위 모델인 파운데이션 시리즈 사이버트럭의 디자인을 일반 모델로 변경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업계에서는 이를 테슬라의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인한 실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파운데이션 시리즈는 한정판 모델로, 초기 예약자 한정으로 구매 가능한 모델로, 현재는 사이버비스트(Cyberbeast)로 이름을 변경하여 사이버트럭의 최상위 모델로 판매 중이다.
사이버트럭 파운데이션 시리즈(이하 사이버비스트)는 2019년 11월에 모습이 공개된 직후 사전 예약을 시작했고, 2024년 8월까지 신청을 받았다. 사전 예약 기간이 워낙 길었고, 독보적이며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모델이기에 테슬라 측은 예약 수요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지 시각으로 12월 14일,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인 일렉트렉(electrek)이 테슬라가 사이버비스트의 디자인 특징이었던 스페셜 배지를 벗겨내 일반 모델로 판매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또한 800대 이상의 차량을 캐나다 시장에 맞게 개조한 후 수출할 계획이라며, 이는 모두 미국 내 사이버비스트의 판매 부진이 원인으로 보인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사이버비스트가 공개되었을 때만 해도, 사전 예약 건수는 130만 대를 넘었다. 이에 테슬라는 예약 수요만으로도 충분한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나, 예상과 달리 4만~5만 대가 인도된 후, 더 이상의 신규 수요가 생기지 않고 있다. 사이버트럭을 만드는 기가 텍사스 공장 측은 해당 모델을 연간 12만 5,000대 정도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했으나, 수요가 그 근사치에도 못 미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와 반대의 평가도 있다.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 기관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는 사이버트럭의 3분기 판매량이 1만 6,692대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테슬라 모델 중 세 번째로 많이 판매된 수량이자, 타 브랜드의 전기 픽업트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판매량이다. 그러나 테슬라의 베스트세일링카인 모델 Y(8만 6,801대)와 모델 3(5만 8,423대)와는 판매량 차이는 꽤 큰 편이다. 게다가 전기 픽업 트럭은 현재 비인기 차종이라, 모든 브랜드가 판매 둔화 현상을 겪고 있다.
또한 사이버비스트는 일반 모델에 보다 2만 달러 높은 가격에 출시되었는데, 몇 가지 기능과 액세서리 추가, 내∙외부 스페셜 배지 부착 등을 제외하면 사양에 큰 차이가 없어서 소비자들이 금액을 더 내고 살 만큼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사이버비스트의 재고가 아직 8,000대나 남아있다며,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으로 흑자를 유지하려면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만 한다고 분석했다. 사이버비스트는 사이버트럭의 최상위 모델로 판매 중임에도, 여전히 판매 개선에 도움이 되지 못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