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결국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특히 2024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폭스바겐이 전기차 부문에서 다시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억하기 싫은 한 해를 보냈다. 잘 나던 브랜드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인원 감축과 CEO 사임, 공장 폐쇄등 최고 수익을 내던 기업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5년도 채 되지 않아 경영 위기를 맞이했다.
이들의 경영 위기의 주원인은 바로 ‘전기차’였다. 각국의 친환경 정책과 자동차 트렌드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였으나, 내연기관차를 주로 생산하던 기존 자동차 제조사들은 테슬라와 BYD 같은 전기차 브랜드를 따라가기 힘들어졌다. 생산 시설과 플랜을변경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전기차 시장에서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가 쓰디쓴 패배를 맛봐야 했다.
그러나 역시 다년간 여려 경험을 쌓은 기업들은 이를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은 모습이다. 이에 더해 BYD의 불투명한 회계 및 브라질 공장 노동자 불법 입국 이슈, 일론 머스크의 정치 개입과 신모델 출시 지연 등 전기차 시장 내 점유율 1, 2위인 BYD와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는 사건이 여럿 발생하였다. 이에 많은 브랜드가 새로운 디자인과 첨단 기술을 탑재한 친환경차를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테슬라 1위 자리 빼앗겨
가장 주목할 점은 유럽 전기차 시장의 변화다. 테슬라의 판매량 하락은 유럽 시장에서 특히 두드러졌는데, 그 틈을 폭스바겐이 파고드는 데성공한 것이다. 자동차 시장 분석 업체 ‘자토 다이나믹스(JATO Dynamics)’의 보고에 따르면, 폭스바겐 ID.4의 1월 판매량은 7,177대로, 테슬라 모델 Y(6,115대)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ID.4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95% 증가하였으나, 모델 Y는 44% 감소했다.
ID.4 외에도 ID.3, ID.7, 폭스바겐 그룹 계열사 ‘스코다(Skoda)’의 엔야크(Enyaq)’까지 유럽 시장 내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위권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ID.7은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657% 증가했고, ID.3 역시 175% 상승했다.
유럽 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EV 판매량은 38% 증가한 것을 보면, 테슬라의 하락세와 폭스바겐의 인기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폭스바겐의 판매량 1위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전기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거라고 예상한다. 이제전기차 하면 테슬라만 떠오르는 시대는 지난 것만은 확실하다.
모델 Y의 판매량 하락은 곧 있을 신형 출시 대기가 원인으로 보이지만, 모델 3는 2023년 말 신형이 출시되었으나 올해는 판매가 저조했다. 즉, 기존 모델의 노후화 외에도 일론 머스크의 정치 논란 등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하락이 판매량 하락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가격대의 보급형 모델을 포함해 다양한 세그먼트의 전기차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유럽부터 시작된 전기차 시장의 경쟁에서 어떤 브랜드가 우위를 차지하게 될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