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시간 손으로 그렸다” 포르쉐가 만든 세상에 단 1대, ‘이 차’의 정체는?

911 / 포르쉐
사진 = 포르쉐

■ 핵심 사항

  • 포르쉐가 호주 진출 75주년을 기념해 911 터보S 기반 원오프 모델 “Land Down Under”를 공개했습니다.
  • 신규 개발한 크로마플레어 도료를 7개 레이어로 손칠해 300시간 넘게 도장했습니다.
  • 실내는 14,417개 천공 패턴과 별자리 자수까지 새긴 100% 비스포크 사양입니다.

포르쉐 존더분쉬가 만든 호주 75주년 헌정작

포르쉐가 호주 시장 진출 75주년을 맞아 세상에 단 한 대뿐인 911 터보S를 선보였다. 이름은 “Land Down Under”다. 포르쉐의 원오프 커미션 프로그램 존더분쉬(Sonderwunsch)팀과 Style Porsche팀이 시드니 기반 아티스트 베르너 브롱크호르스트와 손잡고 만들었다. 포르쉐는 1951년 처음 호주 땅을 밟았고, 이번 프로젝트는 그로부터 75년이 지난 시점을 기념해 의뢰된 커미션이다.

콘셉트의 앵커는 호주 아웃백의 석양이다. 따뜻한 호박색으로 시작해 서서히 창백한 푸른빛으로 번지는 하늘빛을 차체 전체에 옮겨, 하부는 대지를 닮은 색으로 상부는 하늘을 닮은 톤으로 나눠 디자인했다. 포르쉐 AG 제품·개인화 담당 부사장 알렉산더 파비히는 “존더분쉬 프로그램의 목표는 지극히 개인적인 꿈을 자동차로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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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7겹 칠한 크로마플레어, 300시간의 기록

외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이번 커미션을 위해 새로 개발한 크로마플레어(Chromaflair) 도료 2종이다. 호주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색상으로, 차체 하단은 붉은 대지를 닮은 테라 오스트랄리스 레드(Terra Australis Red)로 칠하고 숄더라인부터는 서던 크로스 블루(Southern Cross Blue)로 점차 번지도록 그라데이션 처리했다.

이 그라데이션은 에어브러시가 아니라 사람 손으로 완성됐다. 7개 레이어를 한 겹씩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작업했고, 여기에 들어간 시간만 300시간을 넘겼다. 20·21인치 터보 익스클루시브 휠도 통일감을 주기 위해 서던 크로스 블루로 마감했다. 색상 하나에 300시간 넘게 쏟아부었다는 건 대량생산 라인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태어난 차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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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75”와 시속 80km에서만 열리는 문구

지붕에는 브롱크호르스트의 손글씨체로 숫자 “75”를 은은하게 새기는 “고스팅 효과”를 처음 적용했다. 포르쉐 모터스포츠 75주년과 포르쉐 호주 75주년,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담았다.

더 재미있는 건 리어 스포일러 아래에 숨겨둔 문구다. “See ya later mate”라는 호주식 작별 인사가 새겨져 있는데, 평소엔 보이지 않다가 스포츠플러스 모드를 켜거나 시속 80km/h를 넘어 스포일러가 자동으로 펼쳐질 때만 모습을 드러낸다. 뒤차 운전자에게 건네는 장난스러운 인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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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17개 천공과 남반구 별자리를 담은 실내

실내는 다크 나이트 블루 가죽에 이번 프로젝트 전용으로 새로 개발한 컬러 쿨리바 브라운을 조합했다. 18방향 어댑티브 스포츠 시트 플러스 센터 패널에는 붓터치 느낌을 살린 신규 천공 패턴을 적용했는데, 그 개수가 14,417개에 달한다. 포르쉐는 이 천공 하나하나가 의도적으로 배치돼 하나의 그림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헤드레스트엔 “75 years Porsche in Australia” 문구가 자수로 새겨졌고, 대시보드·리어시트 인레이는 호주산 실키오크 원목으로 마감했다. 가장 상징적인 건 루프라이닝이다. 포르쉐가 호주에 처음 진출한 1951년, 울룰루 상공에서 보였던 남반구 별자리를 그대로 자수로 재현해 넣어, 차 안에서 고개를 들면 75년 전 그날의 하늘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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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911 터보S, 이전 세대와 뭐가 달라졌나

이번 원오프의 베이스가 된 최신 911 터보S(992.2)는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른 파워트레인을 얹었다. 3.6리터 박서 엔진에 전동식 터보 2개를 조합한 400V T-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시스템 최고출력 711마력(PS)·최대토크 81.6kg·m를 낸다. 0-100km/h는 2.5초, 0-200km/h는 8.4초, 최고속도는 322km/h다.

순수 내연기관이던 이전 세대(992)와 비교하면 출력은 약 650마력에서 711마력으로 61마력 늘었고 0-100km/h는 2.7초에서 2.5초로 빨라졌다. 다만 하이브리드 부품이 더해지며 공차중량은 85kg 늘었다. 참고로 이 전동식 터보는 앞서 911 카레라 GTS에 먼저 쓰인 기술의 확장판이라 “세계 최초 전동 터보”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가격도 크게 뛰었다. 이전 세대는 2020년 12월 국내 출시 당시 쿠페 기준 2억7,430만원이었는데, 신형은 2026년 4월 기준 부가세 포함 3억4,270만원(카브리올레 3억5,890만원)이다. 5년 4개월 사이 쿠페 기준 6,840만원이 올랐고, 국내 고객 인도는 2026년 5월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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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팔지 않는다, 그래서 더 특별하다

“Land Down Under”는 애초에 판매 목적으로 만들어진 차가 아니다. 포르쉐가 75년간 쌓아온 호주와의 인연을 색과 자수, 숨은 문구로 풀어낸 한 편의 헌정사에 가깝다. 크로마플레어 도장에 들어간 300시간, 실내를 채운 14,417개의 천공은 결국 “돈이 아니라 시간으로 완성하는 차”라는 존더분쉬 프로그램의 메시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다만 이 차가 특별해 보이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베이스가 된 포르쉐 911 터보S(992.2) 자체가 이전 세대보다 61마력 강해지고 가속은 더 빨라진, 그 자체로 완성도 높은 스포츠카라는 점이다. 원오프 에디션은 화제성이지만, 그 밑바탕엔 매년 조금씩 더 나아지는 양산 모델의 발전이 깔려 있다는 사실은 잊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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