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볼보
■ 핵심 사항
- 볼보가 첫 중형 전기 SUV ‘EX60’의 유럽 고객 인도를 2026년 7월 중순 시작했고, 가격은 베스트셀러 XC6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같은 선이라고 밝혔습니다.
- 스웨덴 가격표는 P6 Plus 689,000크로나에서 P12 Ultra 889,000크로나까지이며, XC60 PHEV는 트림과 갱신 시점에 따라 EX60보다 싸기도 비싸기도 합니다.
- 해외 가격만 확인되는 차라서, 국내 출시를 기다리는 독자라면 ‘같은 가격대’라는 말의 조건부터 읽어 두시기 바랍니다.
같은 가격대라는 말, 원문부터 읽으면
볼보의 보도자료(2026년 7월 16일)는 EX60이 “priced in line with the company’s best-selling XC60 plug-in hybrid”, 즉 회사 베스트셀러인 XC6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같은 선에서 책정됐다고 적었다. 제목의 물음에 먼저 답하면 이렇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트림과 시점에 달렸다고 본다.
‘in line with’는 같은 값이라는 뜻이 아니라 같은 줄에 놓았다는 뜻에 가깝다. 스웨덴 가격표(2026년 1월 발표, 10월 확인)에서 EX60은 P6 Plus 689,000크로나, P6 Ultra 769,000크로나, P10 AWD Plus 729,000크로나, P10 AWD Ultra 809,000크로나, P12 AWD Plus 809,000크로나, P12 AWD Ultra 889,000크로나다. 크로스컨트리 사양은 35,000크로나가 더 붙는다. 같은 모델 안에서도 가장 싼 값과 비싼 값이 200,000크로나 벌어진다.
흥미로운 대목은 출시 전 발언이다. 스웨덴 매체 비빌라가레는 볼보 운영 책임자가 “같은 급 PHEV와 비슷하게 책정하되 마진은 더 높게” 가져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것과 회사가 계산하는 것이 같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XC60과 나란히 놓으면 순서가 뒤집힌다
일반 판매가로 보면 EX60은 싸 보인다. 후륜 P6 Plus 689,000크로나는 사륜 XC60 T6 Plus 일반가 718,000크로나보다 29,000크로나 낮고, 사륜 P10 AWD Ultra 809,000크로나도 XC60 T8 AWD Ultra 833,000크로나보다 24,000크로나 낮다.
그러나 캠페인가가 끼면 그림이 바뀐다. 2026년 1월 당시 XC60 T6 Plus 노르딕 에디션은 599,900크로나였다. EX60 P6 Plus보다 89,100크로나 싸다. 비빌라가레도 이 구간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훨씬 싸다고 평했다. 같은 가격대라는 말은 정가끼리 비교할 때만 성립하고, 할인이 끼는 순간 격차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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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구동 방식 차이도 있다. P6는 후륜, 비교 대상 XC60은 사륜이다. 값만 맞대면 EX60이 싸지만, 같은 사륜끼리 맞추려면 P10 AWD 계열로 올라가야 한다. 어디에 기준선을 긋느냐에 따라 ‘싸다’와 ‘비싸다’가 모두 사실이 된다.
9월 가격 인상 뒤에는 다시 한 번 달라진다
2026년 9월 16일 갱신된 XC60 PHEV 가격표는 비교를 한 번 더 흔든다. T6 AWD Core는 669,000크로나로 직전 노르딕 에디션보다 약 100,000크로나 올랐고, T8 AWD Plus는 649,000크로나에서 766,000크로나로 117,000크로나 올랐다. 이 기사는 EX60을 언급하지 않으며, 아래 대조는 두 기사의 숫자를 우리가 맞대 본 산술이다.
EX60 P10 AWD Plus 729,000크로나는 XC60 T8 AWD Plus 766,000크로나보다 37,000크로나 낮다. 반대로 EX60 P6 Plus 689,000크로나는 XC60 T6 AWD Core 669,000크로나보다 20,000크로나 높다. 다만 트림 등급과 장비 구성이 같지 않아 일대일 비교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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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방향은 읽힌다. XC60 가격이 오르면서 사륜 상위 구간에서는 EX60과의 간격이 오히려 벌어졌다. 볼보가 ‘같은 가격대’를 지켜 온 것이 아니라, 두 모델의 가격 구조가 시점마다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이탈리아 가격표는 65,350유로에서 81,450유로까지다.
가격보다 큰 질문, 첫 중형 전기 SUV라는 자리
그렇다면 볼보가 이 가격을 어떻게 설명하고 싶은 걸까. 보도자료는 EX60을 볼보 최초의 중형 전기 SUV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전기차 세그먼트로의 진입이라고 설명한다. 스웨덴에서 설계·개발·생산한 첫 순수전기차라는 점, 메가캐스팅과 셀투바디 배터리 구조를 쓴 SPA3 아키텍처라는 점도 앞세웠다.
변형은 7가지이고 항속은 후륜 P6 611km, 사륜 P10 660km, P12 최대 810km로 제시됐다. 다만 측정 기준은 명시되지 않았다.
결국 ‘같은 가격대’는 베스트셀러 XC60 구매자를 전기차로 옮겨 오겠다는 신호로 읽는다. 반론도 있다. 같은 값이면 검증된 XC60 PHEV가 낫다는 소비자는 여전히 많을 것이고, 그 경우 이 전략은 숫자만으로 설득되지 않는다.
무엇을 보면 답이 나오는가
판정 기준은 세 가지로 좁혀진다. 첫째, 스웨덴 공식 선택 페이지에는 ‘예비 가격’ 표기가 남아 있어 확정가가 달라질 수 있다. 둘째, XC60이 9월에 오른 가격이 이후에도 유지되는지, 캠페인이 다시 나오는지다. 셋째, 같은 트림 수준에서 EX60의 마진 구조가 실제 할인 폭으로 드러나는지다.
한국은 사정이 더 단순하다. EX60은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고 원화 가격도 없다. 참고로 볼보의 국내 판매는 2026년 9월 1,414대(점유율 4.1%)로 8월 770대에서 반등했다.
조건부로 정리하면 이렇다. 정가 기준으로 보는 독자라면 EX60은 XC60 PHEV 옆에 선 선택지로 읽어도 좋다. 할인과 갱신 시점까지 따지는 독자라면 같은 가격대라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이르다. 다음 가격 갱신이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